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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 블로그를 떠나있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나와 8년을 함께했던 그는 이제 봐도 안아픈 사람이 되었고, 절대적으로 남이 되었고, 우연히 플레이리스트에서 마주쳐도 아무렇지 않게 스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얼마전 밥을 먹고 계산하려는데 '소나기'가 나왔다. 그리고 후식을 먹으러 가는데 'Celebrate' 랩파트가 나왔다. 멍때리며 들어도, 집중을 하지 않아도 너무나 익숙한 멜로디와 목소리라서 그만 감정이 확 올라와버렸다. 아직까지 추억팔면서 감싸진 않지만 영원히 애증의 관계로 남지 않을까.. ─ 하지만 아직도 내 방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떼지 못함은 나머지 네 사람이 너무나도 예쁘기 때문이거나, 우리가 함께 찬란했던 그 시간이 내게는 너무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네 사람을 이전처럼 온전히 좋아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나는 개개인의 사람도 좋았지만 그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목소리를 더 좋아했기에.. 그래도 끝까지 응원하려고 한다. 이젠 없으면 너무 허전한 존재니까. 내 마음이 그걸 허락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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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한 남자가 있다. 이번 시즌은 결코 보지 않겠노라 다짐했건만 우연히 스쳐지나 본 '그 방송'이 문제였다. 아마 기억속으로는 3화였나.. 검은 셔츠 위에 와인색 조끼와 빨간 수트를 풀 장착한 사내가 엑소의 Love shot을 출 때.. 맙소사 정말 내 온 마음을 빼앗겨버린 기분이었다. 그날로 밤새며 영상을 찾아보고 트위터 계정을 파고 사진을 저장하고 인스타그램도 만들고.... 김우석을 처음 본 이후로 새벽 4시 이전에 잔 적이 없다 싶을만큼 빠르고 깊게 빠져들었다. 그의 아픈 과거를 보며 함께 울었고, 무대위의 김우석을 볼 때마다 좋아 열광했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한 보이그룹의 센터로 열심히 활동했던 김우석을 보면서 참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게 버림받았다고 느꼈을 그 순간들을 보듬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국프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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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얼마 전 프로듀스X101 파이널 경연이 있었다. 거의 정해진 싸움이었지만 최선의 범주를 넘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은 죽어서 자자'며 열심히 뛰었고 '불철주야' 김우석을 센터로 만들기 위해 달렸다. 그렇게 결과적으로는 생방송 날 데뷔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행복이 항상 가득할 수는 없었다. 시즌2에서 임영민의 탈락을 맛봤듯이, 난 김우석을 센터에 앉히지 못했고, 나의 다른 픽인 이진혁, 구정모, 김민규를 데뷔시키지 못했다. 과연 내가 X1을 좋아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바이나인이라며 파생그룹으로 데뷔한다는 말은 있지만 이 일은 어쨌든 끝이 보이는 시작일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조건 활동기간을 늘리는 것. JBJ도 활동기간이 좀 더 길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아무튼 바이나인 활동기간을 적어도 2년으로 잡았으면, 싶다. 센터시켜주지 못해서, 데뷔시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보답할 방법은 X1의 김우석을 더 열심히 응원하는 것, 바이나인이 될지 각자의 길을 걸을지 모르는 내 픽들을 끝가지 응원하는것 밖에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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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이 이래도 될까 싶을정도로 공부를 안한다.

아마 대학을 가긴 갈까, 싶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