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마름달 스무사흘..

대수능이 끝난지도 어언 일주일하고 이틀이 지난 그 날 '해를 품은 달'을 다시보다 양명대군의 오색빛깔 수려한 도포에 눈이 먼 자가 있었으니.. 그 자의 명은 바로 '김 깽 아'!! 서브남주병이 도져 양명대군의 짠한 연심에 눈물을 흘리던 중, 양명의 6척에 이르는 풍채와 옷걸이에 마지 않는 각색의 도포들을 모아보고자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김깽아 소저.


✨양명대군 도포 컬렉션✨

-陽明, 볕이나 성질이 환하게 밝음


컬렉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양명대군을 소개하자면.. 후궁의 아들로서 문과 무에 모두 출충하지만 훗날 세자에게 모반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왕의 냉대를 받고, 훤의 그늘 밑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런 공식 홈페이지스러운 설명보단 아무래도 잔실의 설명을 빌리는 게 낫겠다.

호방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불의를 보면 불끈불끈하는 협객.


매번 다양한 도포패션을 선보이는 양명대군은 아무래도 조선 일색의 패셔니스타가 아닐까..?


1. 자주색 도포[각주:1] + 흰색 답호[각주:2]

양명대군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이 무언가 하면 바로 '자주색'이 아닐까 싶다.

보라색의 이미지는 고귀함, 화려함, 황제 등을 의미하는 한편 고독과 갈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빨간색의 이미지는 정열, 사랑 및 위험을 뜻한다. 이 두 색의 중간 쯤 위치하는 자주색은 아무래도 양명을 표현하기에 제격인 색이 아닌가?


2. 연노랑 도포 + 연두색 답호

의외로 연두와 노랑같은 밝고 명랑한 계열의 색도 잘 받는다. 색조합을 잘하신건지, 아님 뭐든 다 잘받는 얼굴이신건지.... 얼빠아님


3. 보라색 도포 + 흰색 답호 + 보라색 세조대[각주:3]

자칫하면 1번과 혼동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날이고 다른 색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은 이 드라마에서 약 2회 분량에 걸쳐 이 옷만 입고 등장하신다..! 날짜로 따지면 3~4일은 될 듯 하다.

위 사진은 월을 찾으러 지전에 들렀다 나오는 길 (이때, 다 큰 잔실을 처음 마주친다.)

전에 명과학 교수에게 끌려가려는 월을 잠시 도와줬었는데, 그때 약조했던 장소로 다시 갔다가 월을 만났다. 월을 따라 지전에 들른 양명 (위 사진보다 며칠 전의 일이다.) 그러니까 도망치던 월을 구해주고 나서 두번째 만남. 이때 월이 해준 말에 감동받아 월을 향한 연심을 품는다. 아아..

잔실에 의해 월이 성수청의 무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궐로 직접 찾아가 액받이를 하러 가던 월을 붙잡는다. 이 일로 잔실이 녹영에게 쫓겨나자 거둬준 양명. 잔실은 전에 마주쳤던 양명 오라버니의 도움으로 주막에 머문다.

이 장면이 바로 위에서 인용한 잔실의 말이 나래이션으로 깔리는 장면이다.

잔실의 옷가지를 가지러 올 월이 하도 안오자 저잣거리에서 월을 찾다가..

훤과 인형놀이를 보는 월을 보는 양명... 아아.....


4. 도색 도포 + 짙은 보라색 답호 + 도색 세조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양명대군의 도포!!! 다른 컬렉션보다 사진 좀 더 많음 주의 ㅎㅋ..

도색이란 복숭아색을 의미하는데, 사실 복숭아색보다 좀 더 진하긴 하다만 도색이라 부르고 싶었다.. 도색이 어감이 더 좋은 것도 있고 그 뜻이 복숭아 뿐 아니라 남녀간의 사랑의 의미 또한 담고있다고 한다.

성수청 뜰에서 월에게 고백 비스무리한거 하고 아련하게 쳐다보는 서브남주..

하지만 옥체가 상했으니 급히 강녕전에 들라는 어명을 받고 가버린 월이.. 그리고 홀로 남은 양명... ㅠㅠㅠㅠ 양명파였던 깽아는 웁니다..

다음날 희빈 박씨가 있는 절에 간 양명. 어깨를 풀고 있는 듯 하다.

이부분 캡쳐할 때 화질이 좀 좋은 편이었는데 이렇게 무늬를 보니 더 예쁘지 않은가..?

걸으면서 옷자락이 휘날릴 때 보이는 옥색 속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시속 500km로 달리면서 봐도 걍 양명대감님

이렇게 자세히 보면 옥색이 더  보인다오.

이 옷은 드라마에서 두 번 등장하는데, 한번은 성수청에서 월과 있을 때, 그리고 한번은 윤대형 및 그 일파들과 반란을 도모할 때.


5. 연두색 도포 + 보라색 답호 + 연두색 세조대

검정+빨강 조합으로 왠지 모르게 살기도 느껴지고 엄청 검 잘쓸거 같은 옷을 입은 제운과 달리 보라+연두 조합이 명랑하고 호탕한 느낌을 주지 않소??

하지만 사실 이 옷을 입고 양명은 빡쳐있음. 금족령이 해제되고 기뻐야하지만 되려 제 뜻을 막아서는 제운에 빡치고.. 활인서로 향했다던 월이 실종되어 또 빡치고... 암튼 빡침의 연속이올시다..

하지만 이때 식중독?에 걸린 아이를 치료해주다 이제 막 활인서로 들어온 월을 마주치고 잼나게 논다능. 아버지(대제학)의 묘에 들렀다가 우연히 자결 사실을 알게 되어 우울한 월의 기분을 풀어주려 노력한다. 딱밤도 때리고 막대기 가지고 옥신각신.

하.. 하지만 뒤에서 바라보던 훤과 제운.. 경직된 양명은 보란듯이 월을 끌어안는다. 안돼... 전하의 여인은 손대면 안된대...


6. 진분홍색 도포 + 파란색 답호 + 빨간색 세조대


위에서는 보통 세조대를 도포의 색과 맞춰 둘렀나 이 컬렉션에서는 빨간 세조대를 둘렀다. 오히려 진분홍 세조대였다면 운과 대적하는(사실은 훤과)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을수도..

암튼 대감님 빼쇼니스타-☆


7. 연두색 도포 + 파란색 답호

사실 이 장면이 성인 양명의 첫 등장씬인데, 합궁일을 멋대로 추가한 민화공주 놀리는대감님. 장꾸매력 발산중💕

사실 허염도 도포를 잘 차려입는 편이지만 사실 저 핑핑조합은 정말 not my style..

얼핏 보이기로는 양명대군은 빨간색 세조대를 두른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으니 pass


8. 파란색 도포 + 진분홍색 답호 + 빨간색 세조대

아닛 자네!? 혹시 스크롤바를 잠시 위로 돌렸다 내려왔는가??

그렇다면 경기도 오산일세. 얼핏보면 비슷해보이지만, 알고보면 색반전이 되어있다규

세트상품인지 뭔지 암튼 양명님 이렇게 파랑-분홍 조합 좋아하시나봄

이리 보니 풍채가 참 좋으시더이다


9. 옥색 도포 + 파란색 답호 + 진청색 세조대

활인서에서 월=연우임을 확인하고... 아련한 눈빛 발사..

제운에게 묻는다.

어명으로 온 것이냐.. 아니면..... 벗으로 온 것이냐..

사랑하는 여인 뿐만아니라 유일한 두 벗마저 전하의 사람이 되어버리니 슬프기 짝이 없는 양명.

밝고 영롱한 옥색이 어쩐지 좀 슬퍼보인다..






사실 이로써 도포 컬렉션은 끝이 났지만 이렇게 끝나면 아쉽지

걍 뭘입어도 쫙빠지는 양명대감님의 피지컬..

그래서 몇개 더 모아보았다능


아아.. 이 옷이 아마 양명이 살아생전 입는 마지막 옷이 될 것이오..

왜냐면 자결 비스무리하게 암튼 쨌든 피할 수 있는데 죽기 때문이지..

암튼 강무에서 사냥할 때 입는 옷을 입은 양명!!

앞태도 최고👍

뒷태도 최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고 최고👍

아 물론 떼중도 잘어울리굽쇼

-이때가 월 처음 만나서 도와줬을때요

물론 이렇게 한량스러운 줄다리기 개잘탈거같은 그런 포스도 풍기시고

아부떨러온 양반들 퇴치하는 양명

뒷태에서 느껴지는 아우라... 가 아닌 한량미 ㅋㅋㅋㅋ

양명하면 또 한량 아니겠습니까?? 저 화려한 짚모자 좀 보시게

아 사실 월을 처음 만난건 온양에서 왕의 행차가 있을 때인데, 이땐 월을 본게 아니라 걍 소란스러운 무리떼를 보았을 뿐... 그 소란을 일으킨 게 월일 뿐..

이 표정은 행차중인 전하를 바라보는 표정.. 하... 왕위 계승 서열 1위라고 합니다..

물론 궐에선 이렇게 관복도 입어주시고!!

근데 사실 도포+갓이 훨씬 더 잘어울림 ㅋㅋㅋㅋ

양명대감 옆태까지 갓벽해주시니 소신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드라마에선 끝끝내 그늘에서 훤과 연우를 지켜주다 죽은 양명대군,

여기서만이라도 빛나는 해가 되소서

🌞

  1. 양명이 입고있는 옷 중 소매가 있는 옷. 외출복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2. 도포 위에 있는 조끼같은 것. 4번 컬렉션을 참고하면 겉과 속의 색깔이 다른 것도 있는 듯 하다. [본문으로]
  3. 도포를 묶는데 사용하는 얇은 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