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이규리, <많은 물> 中에서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나는 그 사실을 깨닫는데 한 달 조금 더 걸렸던 것 같다.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이별하는 법을 배우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건데, 사랑하니까 이별 후가 아픈건데.. 그래도 이런 날 위로해주는 말은 있다. '넌 충분히 멋진 연애를 했어' 헛된 시간을 보낸게 아니라면 언젠가 더 성숙하고 성장한 나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더 좋은 사람과 더 나다운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연애는 이렇게 상처만 남기고 끝났지만, 그렇다고 내가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가 해준 말이 생각난다. 넌 덕분에 '한번쯤은 실연에 울었었던 눈이 고운 사람'이 되었을거라던.. 큰 바램 하나가 생겼다면 나의 다음 연애는 정말이지 '좋은 사람'과 하고 싶다. 또 다시 이별을 마주하게 될 나와, 이별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